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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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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중해도 남의 말이 잘 들리는 이유

    카페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습니다. 그런데 옆 사람의 이야기가 귀에 쏙쏙 들어오는 이런 상황을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 보셨을 겁니다. 옆에 앉은 두 사람이 그 자리에 없는 누군가의 실수를 잡아내고 거기에 이런저런 꼬리표를 붙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자신의 실수보다는 남의 실수를 물어뜯기 훨씬 더 쉽고 재밌죠. 나의 믿음이나 희망에 대해서는 상황이 아무리 좋더라도 의문을 갖기 어려운 것과 비교하면 참 신기한 현상입니다. 하지만 그 주제에 관련한 전문 지식이 풍부한 사람의 생각을 듣는다면 분명 도움이 될 거예요. 현실에서는 대부분 친구나 동료가 내 선택을 어떻게 평가할지 즉흥적으로 예상하는 것이 문제지만, 남 이야기를 수군댈 때 좀 더 지적이기를 기대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오류를 저지를 때 특정한 유형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편향이라고 부르는 체계적인 오류는 특정 상황에서 여지없이 반복됩니다.

     

    판단과 선택의 오류를 인지하고 이해하자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의 상당 부분은 직관 편향에 관련된 부분입니다. 그러나 오류에 주목한다고 해서 인간이 멍청하단 얘기가 아닙니다. 병원에 사람이 많다고 해서 세상 사람들이 다 아픈 것은 아니듯 우리는 대체로 건강하고, 우리 판단과 행동은 대체로 적절합니다. 이 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우리에게 나타나는 판단과 선택의 오류를 풍부하고 정확한 언어로 토론하면서 그 오류를 인지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오류를 정확히 진단하면 그 상황에 개입해 판단이나 선택을 잘못해 생기는 손해를 줄일 수 있으니까요. 그럼 이 책의 본문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한번 살펴볼까요. 이 책은 총 5가지 챕터로 구성돼 있습니다.

     


    1부는 판단과 선택에 관여하는 두 시스템의 기본 요소를 다룹니다. 빠르고 저절로 작동하는 시스템 1과 느리지만 의식적으로 조정되는 시스템 2의 차이를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거죠. 화가 난 얼굴을 보면 순간적으로 긴장되고 눈치를 살피게 되죠. 이런 즉각적인 반응이 시스템 1이 작동한 결과로 나타납니다. 반면에 수식을 보면 우리는 시스템 1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시간을 가지고 집중한다면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이때 시스템 2가 작동합니다. 1부의 목표는 정신세계에 관해 생각하고 이야기하는 언어를 소개하는 것입니다.

    2부 어림짐작과 편향

    시스템 2처럼 연산이나 통계적으로 생각하기가 왜 그토록 어려운가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예를 한 가지 들어보겠습니다. 지금부터 스티브라는 사람의 묘사를 직접 듣고 한번 답해보세요. 어느 이웃이 스티브를 이렇게 묘사했다. 스티브는 아주 수줍고 내성적이며 언제든 남을 돕지만 사람이나 현실 세계에는 관심이 거의 없다. 온순하고 찬찬한 그는 질서와 체계를 중시하고 아주 꼼꼼한 남자다. 이때 스티븐은 사서일 확률이 높을까요, 농부일 확률이 높을까요. 스티브의 성격은 사서의 전형적인 모습에 가깝죠. 그러나 항상 무시되는 다른 통계적 사실도 있습니다. 미국에 있는 남자 농부가 남자 사서의 무려 20배가 넘습니다. 그렇다 보니 도서관 안내데스크보다 트랙터에 앉아 있는 사람 중에 온화하고 찬찬한 사람을 발견할 확률이 더 높아요. 그런데도 우리는 관련 통계를 무시한 채 순전히 유사성에만 의존합니다. 이 어림짐작은 경험을 바탕으로 막연히 추측하는 건데 그러다 보니 예상 가능한 편향 체계적 오류가 발생하는 겁니다.

    3부 과신

    정신의 당혹스러운 한계를 다룹니다. 전문 투자자의 결정이 얼마나 수익과 연관성이 있었는지 통계적으로 분석한 자료를 한번 보면서 전문가 집단에서 흔히 일어나는 과신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믿음을 과신하고 우리가 얼마나 무지한지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얼마나 불확실한지 인정하기 싫어합니다. 어떤 사건에서 우연의 역할을 과소 평가하기 쉽죠. 과신은 지나간 일을 두고 이러쿵저러쿵 그럴 줄 알았다고 말하는 사후 판단의 근거 없는 확신의 탓이 굉장히 큽니다.

    4부 선택

    동전 던지기를 하는데 앞면이 나오면 130달러를 가지고 뒷면이 나오면 100달러를 잃는다면 게임을 하시겠습니까? 수학적으로 판단을 내리면 이 게임을 무한히 반복할 수 있는 상황을 무조건 만들어야 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하지만 실험 결과는 수학적 판단과는 달랐습니다. 직관적 선호에서 합리적 선택의 법칙에 위배되는 체계적 편향을 다른 실험에서도 지속적으로 발견합니다. 왜 그런 선택이 발생할까요? 1979년 이 책의 저자인 데니얼 카너먼과 그의 동료 아모스는 전망이론이라는 모델을 발표합니다. 시스템 1의 특징으로 얼마든지 설명이 가능한 이런 현상을 기존 경제학이 두둔하는 합리성의 정면으로 도전하게 되죠.

    5부 두 자아

    관심사가 다른 두 자아가 있습니다. 바로, 경험하는 자아와 기억하는 자아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대장 내시경을 두 번 한다고 해보죠. 상당히 끔찍하지만 둘 중 하나는 고통이 최고점을 찍고 점점 고통이 줄어들면서 끝이 납니다. 나머지 경우는 고통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내시경에 끝나요. 저는 어떤 상황을 더 나쁘게 기억할까요. 고통이 최고점을 찍는 강도는 두 경우가 같고 지속 시간이 한쪽은 짧으니 짧은 경험을 덜 나쁘다고 기억하겠지만 실험 결과는 반대로 나왔습니다. 실험에 실제로 참가한 사람들은 고통의 지속 시간과 최고 고통이라는 요소보다 고통이 끝나는 지점의 감정을 중요하게 기억한다는 겁니다. 즉 경험하는 자아와 기억하는 자아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죠.

     

    이 책을 읽고 나서

    이 책에서는 세 가지 차이가 등장합니다. 경험하는 자와 기억하는 자의 차이, 고전경제학에 등장하는 행위자와 행동경제학에 등장하는 행위자의 개념 차이, 저절로 작동하는 시스템 1과 신중하게 작동하는 시스템 2의 차이죠. 그리고 다시 남의 사생활을 뒤에서 수군대는 훈련의 필요성으로 우리 조직을 위한 판단과 결정의 질을 높이기 위해 조직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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