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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자유를 찾아 매년 증가하는 창업자들
예전에는 요식업 창업과 관련된 책들이 주로 많았다면 요즘에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스포츠 경매 1인 취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업을 고민하고 또 실행하는 분들이 많이 계신 것 같습니다. 퇴직이 빨라지면서 장년층의 창업이 늘어남과 동시에 적절한 일자리를 찾기 어려운 청년층의 창업 역시 늘면서 전체적인 창업자 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데요. 16년까지의 통계를 참고해 보면 13년부터 16년까지 매년 창업 인구가 평균 6% 정도씩 성장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직장 생활에 지쳐서일 수도 있고 자신이 꿈꿔왔던 아이템을 실현해보고 싶어서일 수도 있고 한 번쯤은 스스로가 주체가 되는 사업체를 운영해보고 싶을 수도 있고 여러 가지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은 창업을 꿈꾸는 요즘인데요.
멀고도 험한 창업의 길
2014년 발행된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의 한껏 달아오른 마음에 찬물을 끼얹을지도 모릅니다. 책의 제목은 [당신은 사업가입니까]이지만 저는 그 뒤에 아닐 걸이라는 말이 숨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 서원에서 결론으로 향하는 4부 내내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이 듣기 싫어할 만한 사업의 현실적 문제를 들춰냅니다. 저자는 자신이 당신 이에 시금치가 꼈다고 말해주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칭하는데요. 한국식으로 이야기하면 고춧가루가 낀 걸 이야기해 주는 사람 정도가 될까요. 말하기는 껄끄럽지만 상대방의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말해야 하는 중요한 문제들을 냉정하게 짚어주는 책이 바로 이 책 [당신은 사업가입니까]입니다.
저자인 캐럴 로스가 사례를 드는 사업의 어려움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번 리뷰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사업을 꿈꾸게 하는 세 가지 동기들에 대해서 그 목적이 실제 사업이라는 게임에서는 실현되기 어렵다는 것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좋은 아이디어 하나면 성공할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고 그것을 현실화하기만 한다면 큰 돈을 벌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자는 이것을 착각이라고 말하는데요. 왜냐하면 내 머릿속에 떠오른 매우 좋은 아이디어는 이미 누군가가 상용화 가능한 단계까지 완성했을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이를 위해서 아이폰이 처음 스마트폰 시장을 형성해 갈 때 아이폰 어플을 만드는 회사를 설립했던 두 앱의 사례를 이야기합니다. 두 앱의 설립자 웨이드 비버스와 조스리버는 애플이 미처 앱스토어를 열기도 전에 어플로 조작할 수 있는 콘셉트 450가지를 정리해 놓은 상태였지만 그들의 당찬 계획은 앱스토어가 오픈한 지 두 달 만에 좌절되었습니다. 그들의 아이디어가 이미 사용 가능한 형태의 앱으로 앱스토어에 론칭되었던 것입니다. 450개 중에 한두 개도 아니고 90% 이상의 아이템들이 말이죠. 그러니 만약 여러분에게 정말 굉장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그 아이디어 하나만을 믿고 직장을 그만두기 전에 그 아이디어가 이미 상용화되어 있는지 아는지 꼭 확인하시는 것이 좋겠죠. 직업군이 다양해지면서 억 단위의 연봉을 받는 고액 연봉자들이 늘어났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연봉에 만족하지 못할 것입니다. 회사에서 10시간 이상 근무하면서 버는 월급이 이 정도라면 퇴사 후에 나만의 사업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한 번쯤은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는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간단하게 계산해 볼까요. 한국경제연구원의 16년도 자료를 기준으로 우리나라 모든 근로자의 연봉에 등수를 매겼을 때 가장 중간값에 있는 사람은 연봉이 2천623만 원이라고 합니다. 계산을 간단히 하기 위해 단순히 연봉을 12달로 나누어 보면 한 달 월급이 218만 원 정도 되네요. 이분이 창업을 통해서 월급만큼 순익을 챙기기 위해서는 얼마큼의 매출을 일으켜야 할까요. 사업과 아이템별로 순익률은 천차만별이겠지만 평균적으로 계산해 보기 위해서 가장 흔한 창업 아이템인 요식업의 평균 영업이익률 18%를 적용해 보면 1인 기업이 월 218만 원의 순익을 챙기기 위해서 1천210만 원가량의 매출을 일으켜야 합니다. 프랜차이즈일 경우에는 평균 영업이익률이 조금 더 낮은 17%라서 1280만 원 정도 매출을 일으켜야겠네요. 혼자서 가게를 하면서 저 정도 매출을 일으키는 것은 쉽지 않은 일 같습니다. 만약 한 명을 정직원으로 고용하여 200만 원가량의 월급을 준다고 하면 그 금액을 위한 매출을 1천만 원은 추가로 일으켜야 하니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니겠네요. 마지막으로 창업의 환상을 가지게 만드는 동기는 여가 시간입니다. 저자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만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일인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생각하기엔 한 사업체의 사장이 된다는 것은 해야 할 일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일을 해야만 하는 역할이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회사에 매어 있어야 하는 생활이 싫어서 창업을 했지만 창업은 사장님의 의사결정을 24시간 언제 어떻게 필요로 할지 모르는 상태이고 주말에도 이어지는 업무 때문에 힘들어서 창업을 했지만 창업 이후에도 주말에 밖에 할 수 없는 사업적으로 중요한 이벤트들을 사장으로서 해야 하는 상황이 많아질지도 모릅니다.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서 1인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경우에는 문제가 더 심각하겠죠. 아파서도 안 되고 장기간 휴가를 떠날 수도 없습니다. 만약 그래야 한다면 회사에서 다른 사람들이 내 일을 대신해 줌으로써 얻을 수 있었던 유급 휴가가 아닌 가게 문을 완전히 닫은 채 휴일의 매상을 100% 포기해야 하는 매우 비싼 휴가를 떠나야만 하겠죠.
이 책을 읽고나서
지금까지 창업의 여러 가지 동기들 중에서 아이디어, 돈, 시간에 대한 환상들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임을 저자인 캐럴 로스가 알려준 사례들로 이야기해 보았는데요. 이런 모든 큰 위험과 생각보다 적은 보상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사업을 성장시켜 보고 싶은 열정이 남아 있는 분이라면 철저한 준비 뒤에 멋진 성공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준비되지 않은 창업자들에게 경종을 울리며 단단히 마음을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책 캐럴 로스의 [당신은 사업가입니까]였습니다.